군산대 정균승 교수,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 "논평"

"일하기 싫어하거나 게으른 자들에게는 먹지도 말게 하라"

이영노 | 기사입력 2021/05/19 [17:31]

군산대 정균승 교수,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 "논평"

"일하기 싫어하거나 게으른 자들에게는 먹지도 말게 하라"

이영노 | 입력 : 2021/05/19 [17:31]

 

정균승 군산대 교수     ©이영노

정균승 군산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성경에는 “일하지 않는 자는 먹지도 말라”고 쓰여 있다.

 
 "일하기 싫어하거나 게으른 자들에게는 먹지도 말게 하라"는 뜻일 것이다.

 
옛날 농경사회에서는 그것이 당연한 사회적 윤리로 받아들여졌다.


게으르고 나태한 자들은 사회에 아무런 보탬이 되지 않으니 먹을 자격조차 없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산업사회 이후론 세상이 달라졌다.

 
일하고 싶어도 고용해주지 않으면 일을 할 수 없는 시스템이 되었다.

 
앞으론 더욱 그럴 것이다.

 
기본소득 이야기만 나오면 '일도 하지 않고 거져 먹으려는 불로소득'의 발상이라면서 매우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과연 그럴까?

 
그 분들에게 먼저 묻고 싶다.

 

 
그렇다면 노동소득이 아닌 여타의 다른 소득은 다 불로소득이라고 생각하는가?

 
부동산으로 벌어들인 소득은 어떤 소득일까?

 

 
주식을 해서 번 돈은 어떤 소득에 속할까?

 

 
은행 예금으로부터 나오는 이자 수입은 일하지 않고 생겼으니 불로소득에 해당하는가?

 
삼성의 이재용은 수감생활을 하고 있지만 그의 소득은 매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불어난다.

 
그는 불로소득자인가?

 
우리는 이재용이 번 돈을 불로소득이라고 하지 않는다.

 

 
주식으로 번 돈 역시 불로소득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다만 노동소득과는 종류가 다른 자본소득일 뿐이다.

 
그런데 왜 유독 기본소득에만 멍에를 씌우려고 하는가?


왜 수구 기득권 세력과 보수 언론의 부정적 시각에만 장단을 맞추려 하는가?

 
기본소득은 정부의 이전소득에 해당한다.

 
정당하고 윤리적인 소득인 것이다.

 
기본소득은 전 국민이 경제적 구속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날 수 있도록 숨통을 터주는 일종의 '지원금'이다.


대한민국의 국민이 되어준 것에 대한 최소한의 '사례금'이다.

 
기본소득은 일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배불리 먹이자는 취지가 아니다.


그 정도로 충분한 수준의 금액이 아니다.

 
어렵게 생각할 것 없다.


 '노동의 종말'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일자리가 사라지거나 줄어들고 있다.

 
해가 갈수록 일하고 싶어도 일을 할 수 없는 계층이 점점 늘어나는 미래사회에서 벼랑 끝에 내몰리는 사람들에게도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유지하게 해주는 디딤판을 마련해주자는 것이다.

 
가령 아르바이트라도 하지 않으면 당장 입에 풀칠하기조차 힘든 청년들에게 월 50만원 수준의 기본소득으로 조금의 숨 돌릴 틈이라도 주자는 취지이다.


복잡하게 선별하거나 차별하지 않고 전 국민에게 똑같이 지급하자는 것이다.

 
첫 단계에서 재원 마련에 어려움이 있다면 '시작이 반'인 것처럼 우선 기본소득 10만원부터 시작해보는 것이다.


시행하면서 미비점은 보완하고 개선해나가면 된다.

 
기본소득은 21세기형 복지국가라면 어느 나라든 추진하게 될 미래지향적 경제정책이다.


당장 내년부터 시행해도 충분히 가능한 제도이다.

 
앞으로 전 세계 거의 모든 나라가 기본소득에 주목하게 될 것이다.


시대의 흐름상 시간이 갈수록 기본소득이 미래사회의 대세로 자리잡을 것이기 때문이다.

 
기본소득의 세상이 오고 있다.

 
30년 후인 2050년 경엔 기본소득이 너무도 자연스런 세상의 기본이 되어 있을 것이다.

 
30년 전만 해도 말도 많고 논란도 많았던 전국민 의료보험제도가 이젠 너무나 당연한 것이 되어 있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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