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군, 부군수 임기 단명 반복…막중한 권한 비해 업무파악 시간도 없다

현 군수 이후 부군수만 4명째 도지사 눈치 보느라 행정 효율성 하락

강효근 | 기사입력 2017/02/01 [17:45]

신안군, 부군수 임기 단명 반복…막중한 권한 비해 업무파악 시간도 없다

현 군수 이후 부군수만 4명째 도지사 눈치 보느라 행정 효율성 하락

강효근 | 입력 : 2017/02/01 [17:45]
▲ 사진=신안군 부군수실     © 강효근

 
[오늘뉴스/신안=강효근 기자] 전라남도 신안군 부군수의 임기가 단명하는 사태가 반복되면서 막중한 권한에 비해 업무파악 할 시간도 없어 행정의 효율성만 하락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신안군은 지난 2014년 7월 1일 현 고길호 군수 취임 후 1일 현재까지 부군수만 4명째 바꿨다. 고길호 군수 취임 당시 부군수였던 정승준 부군수는 1년 10여 일만에 송경일 부군수로 바뀐 후 1년 5개월을 근무했고, 이어서 김범수 부군수가 취임했지만, 1년 만에 또다시 현 오재선 부군수가 취임했다.

 

하지만, 신안 부군수의 권한은 1년여 만에 바뀔 만큼 사소하지가 않다. 부군수는 신안군 전체 공무원 승진을 결정하는 인사위원장과 신안군에서 발주하는 모든 공사·물품·용역을 총괄하는 경리관이란 막중한 권한이 주어져 있다.

 

여기에 공무원의 성과급을 결정하는 근평심의위원회까지 총괄하는 등 사실상 법적으로 신안군 행정의 모든 권한을 부군수가 가지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부군수의 임명은 군수 혼자 결정이 아닌 전남도지사 의중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부군수 인사는 전남도 인사와 맞물려 단행되며 이로 인해 광역단체장의 말을 무시할 수 없는 풀뿌리 민주주의라는 지방자치단체장인 군수의 인사 권한이 무력화되면서 결국 지방자치단체의 행정 효율성 하락으로 이어진다.

 

더구나 4급 서기관인 부군수는 광역단체서는 과장에 불과하지만, 부군수가 되면 엄청난 권한과 함께 의전도 달라진다. 먼저 개인 사무실에 비서 그리고 전용차와 1년에 3000여만 원이 넘는 업무추진비가 주어지는 등 대기업 임원과 비슷한 혜택을 본다.
 
이러한 이유로 광역단체장을 상대로 부군수로 나오기 위한 로비와 부군수 취임 후 인사와 계약 관여 등 부적절한 일도 발생한다. 실제로 지난해 광주의 한 부구청장은 자신이 근무하는 구청에 나무를 납품하고 미화원 채용에 개입한 것이 드러나 징계를 받았다.

 

또한, 전남지역에서도 인사 비리와 과도한 선물을 상납받아 정부가 전남도에 징계를 요청했다. 나주시 전·현직 부시장 2명은 사무관 이상 공무원 상조회로부터 생일 때 순금 5돈짜리 황금 거북을 선물로 받았다.

 

해남군에서는 역대 부군수 4명이 박 모 군수의 인사 비리와 관련됐다는 감사원 조사 결과 감사원이 전남도에 징계를 요청하는 등 말썽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신안군 전 공무원 A 씨는 “부군수들이 행정 경험이 30년이 넘었다 하더라도 새로운 지역 업무와 공무원을 파악하는 데만 1년여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며 “부군수 취임 후 업무 파악할 때면 떠나는 부군수가 얼마나 효율성 있는 행정을 지휘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잘못된 관행은 빨리 개선 돼야 행정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며 “지금과 같은 광역단체장의 부군수 임명 관행이 아닌 부군수에 대한 기초자치단체의 자체 승진을 통해 행정력 낭비를 줄여야 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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